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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예수님을 만나는 예배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어느 성도님이 제가 쓴 글을 읽으시고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아멘, 할렐루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샬롬” 그 성도님이 또 다른 글을 읽으시고는 이렇게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목사님,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위의 글은 잘 모르겠는데요. ㅎㅎ 샬롬”

 

주보를 통해 매주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글에 대해 어떤 이는 감동을 받고, 또 어떤 이는 무감동으로 읽습니다. 또 같은 읽는 이라도 어떤 글에 대해서는 감동을 받고, 또 어떤 글에 대해서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글이 되기도 합니다. 어찌 모든 글이 성도 각각의 마음에, 그리고 모든 순간에 감동을 줄 수 있겠는지요. 

 

설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설교라도 어떤 이는 ‘아멘’으로 화답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느라고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또 같은 설교자의 설교를 들으면서도 어떤 설교에는 은혜를 받고, 또 어떤 설교에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기도 합니다.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너는 내 말로 고할지어다”(겔 2:7)라고 말씀하셨으니, ‘듣는 이의 반응에는 관계없이 전하기만 하면 되지!’라고 설교자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교의 목적이 설교를 듣는 자에게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기에 듣는 이가 알아듣지 못하면 어찌 좋은 설교라고 할 수 있겠는지요. 그런 면에서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들을 보면 매우 부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예배에 가장 큰 문제는 예배 시간에 설교자만 보이는 것입니다. 예배를 잘 드리고 못 드리고의 문제가 전적으로 설교자 한 사람에게 의존되어 있고, 예배 참여자의 모든 눈과 귀가 예배의 많은 순서 중에서도 설교자의 설교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국에 에벤에셀 어스킨(Ebenezer Erskine)이라는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그는 명 설교자로 유명해서 영국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스칼렛이라는 성도가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 주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들은 스칼렛은 눈물을 흘릴 정도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 다음 주일에도 은혜를 기대하며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아무 감동이 없었습니다. 스칼렛은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을 찾아 물었습니다.

 

“지난 주일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큰 은혜를 받아 오늘 다시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같은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어스킨 목사가 대답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예수님을 만나러 왔기에 은혜를 받으셨던 것이고, 이번 주에는 저를 만나러 오셨으니 당연히 은혜가 없을 수밖에요.”

 

우리가 예배 시간에 만나야 할 대상은 목사가 아니라 예수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설교자는 성도로 하여금 예수님을 보게 하고, 성도는 예배를 통하여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면 그 설교자는 성공한 설교를 한 것이고, 성도는 성공적인 예배자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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