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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당신의 성경에 당신의 지문이 남아 있는가?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국내 모 갤러리가 지문 때문에 소송을 당했습니다. 이 갤러리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도널드 저드의 조각품을 전시했는데, 지문 때문에 작품이 손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저드 재단(Judd Foundation)의 주장이니 결과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문(指紋)은 사람마다 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아주 옛날부터 지문은 도장을 대신하여 사용되었습니다. 그것을 지장(指章)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지문은 신분을 증명하는 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B.C. 18세기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시대에 계약문서에서 지문이 사용되었고, 중국 진나라 시대(B.C. 900-206년)에도 계약 문서에 지문이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문 날인이 포함된 주민등록증 발급이 법제화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성인이 아니더라도 실종을 대비해 지문을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문이 찍혀 있어야 할 곳이 계약서나 주민등록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목사이자 신학자인 싱클레어 퍼거슨에 의하면, 우리의 성경에도 자신의 지문이 찍혀 있어야 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당신의 성경에 당신의 지문이 남아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퍼거슨은 <우리가 교회다>에서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의 선조들보다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것에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성경이 금서(禁書)입니다. 정부 요원들이 성경을 샅샅이 찾아내 압수합니다. 퍼거슨은 우리의 성경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잠시 상상해 보라고 합니다.

 

‘나’를 기소하기 위해, TV에서나 봤을 CSI 과학수사대에 ‘나’의 성경이 넘겨졌다고 상상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 다시 묻습니다. “당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발하기에 충분한 최근 지문과 DNA 증거가 당신의 성경에 남아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유죄 판결을 받을 만큼 충분히 변화된 삶의 증거가 있는가?”라고..

 

주일예배에 와서야 겨우 성경을 보고, 그것도 교회에 비치되어 있는 성경을 보거나 스마트폰의 성경 앱을 이용하여 보는 성도들이 늘어가는 이 시대에 자신의 성경에서 지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나’가 성경이 금서인 나라에서 살고 있다하더라도, 그리하여 제아무리 과학수사대가 오더라도 ‘나’의 성경에서 유죄의 증거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단지 성경을 소지한 죄밖에는..

 

당신의 성경에는 당신의 지문이 남아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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