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통합뉴스 박덕선 기자 | 청주FC의 홍길동의 플레이는 이름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다.
9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3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 청주FC가 대전한국철도를 1-0으로 꺾었다. 청주FC는 전반 38분 터진 한승욱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5경기 만의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무실점을 기록한 청주 수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것은 중앙 수비수 홍길동이었다. 청주 백3의 한 자리를 맡아 풀타임 활약한 홍길동은 공중볼 상황에서 압도적인 제공권 장악 능력을 보여줬다. 넓은 활동량으로 청주 수비 뒷공간을 노린 대전의 패스와 돌파를 차단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기회가 날 때마다 직접 공격진영으로 전진해 팀의 공격 전개에 기여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홍길동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플레이였다.
경기 후 만난 홍길동은 "팀에 합류한 이후 승리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홈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이겨서 기쁘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활약에 대해 "팀 전체적으로 수비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고 그 속에서 제공권이나 커팅 같은 내 장점이 발휘돼서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공격 진영으로 전진하는 플레이를 많이 해 봤기 때문에 공격상황에서 빌드업을 전개하는 플레이도 자신있었다"고 말했다. 청주FC의 최정한 코치도 "홍길동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항상 침착한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많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풍생중 시절 '골 넣는 수비수'로 팀의 왕중왕전 우승에 기여하며 이름을 날렸던 홍길동은 이후 중동고와 청주대를 거쳐 2018년 K리그2 FC안양에 입단했다. 그러나 안양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출됐고 이후 이천시민축구단과 경주한수원을 거쳐 이번 여름 청주FC로 이적했다. 청주FC가 다음 시즌 K리그 진출이 확정됨에 따라 홍길동에게는 다시 한번 프로 무대에 도전한 기회가 열린 상황이다.
하지만 홍길동은 K리그 도전보다도 스스로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홍길동은 "이전 팀들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청주를 선택하면서 다짐한 것은 '프로로 돌아가자'보다도 '경기를 많이 뛰자'는 것이었다. 물론 다시 K리그로 가게 된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당장 눈앞의 경기들을 많이 뛰어서 스스로 더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홍길동'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만큼 홍길동이 청주와 함께 K리그에 진출해 주전으로 활약하게 된다면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홍길동은 스스로도 이 사실을 언급하며 '이름값'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아버지가 아들을 낳으면 홍길동으로 지으려고 하셨는데 형이 태어났을 때는 어머니의 반대로 실패하셨고 둘째인 나 때는 양보하지 않으셔서 내가 홍길동이 됐다"며 웃어 보인 홍길동은 "튀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더 쉽다고 생각한다. 이름에 먹칠 하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에 좋은 선수로 각인 될 수 있게 오래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