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통합뉴스 박덕선 기자 | 인천서구 i리그는 축구를 즐기는 모두를 위한 축제의 장이었다.
i리그는 지난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유,청소년 동호인 축구대회다. 엘리트 선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대회와 달리 동호인 선수로 등록한 미취학 어린이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승부 위주의 경기에서 벗어나 축구 자체를 즐기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청소년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 23일 개막한 올해 i리그는 전국 41개 지역에서 1,146팀이 참가하고 있다.
i리그가 단순히 축구 경기의 즐거움을 넘어 색다른 이벤트로 참가하는 선수, 가족, 지도자에게 특별한 축제를 제공하는 있는 지역도 있다. 7월 16일 서곶근린공원에서 열린 인천 서구 i리그 경기가 그랬다. 서곶근린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워터슬라이드를 비롯한 물놀이 시설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i리그 선수들은 경기 후 가족, 지도자와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무더위 속에서 축구장을 찾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피난처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인천 서구 i리그만의 특징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인천 서구 i리그는 매 라운드 페어플레이 선수와 라운드 MVP를 선발하여 시상한다. 7월 16일 열린 U-12 2라운드의 MVP는 유니콘FC의 골키퍼 이형섭이었다. 이형섭은 이날 경기에서 석남서축구클럽을 상대로 훌륭한 선방 능력을 보여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골키퍼임에도 눈에 띄는 킥력을 갖춰 패스와 빌드업에도 강점을 보였다. 자신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국가대표팀의 김승규 골키퍼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이형섭은 '처음으로 대회에서 상을 받아 기분이 좋고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라며 MVP 수상을 즐거워했다.
이날 현장에는 젊은 지도자들의 존재감도 이목을 끌었다. i리그에서 아이들을 이끄는 유소년 지도자들은 대부분 20, 30대의 젊은 지도자들이었다. 젊은 지도자들은 대회의 취지에 맞게 아이들이 축구 자체를 즐기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아이들을 지도하며 지도자들도 i리그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었다.
고등학교까지 전문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이제는 유소년 지도자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고 밝힌 PSG검단센터의 안재혁 코치는 “i리그는 하나의 축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지도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적보다는 아이들의 경험과 개인적인 성장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유니콘FC의 코치를 맡고 있는 이창훈은 지난해까지는 동양대 소속으로 U리그에 뛴 선수였다. 이창훈 코치는 '개인 사정으로 선수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현재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며 '선수 때는 지도자들을 보며 잘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지도자가 되고 나니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잘 알려줄 수 있을지 스스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 왼쪽 사이드백, 수비형 미드필더, 양쪽 측면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이것이 아이들에게 각각의 포지션에 맞는 조언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승리를 위한 축구보다는 아이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고, 아이들이 개인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i리그 지도자로 축구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창훈 코치는 선수 복귀의 꿈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코치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선수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일과 함께 개인적인 훈련을 병행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꼭 다시 선수로 돌아가고 싶다. 태국 리그와 같은 해외 무대 진출도 생각하고 있는데 선수 복귀에 성공하면 아이들에게 더 자랑스러운 선생님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선수 생활 복귀를 향한 꿈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