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치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늪에 빠졌다. 여당은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을 '방해꾼'으로 규정하고, 야당은 견제의 이름으로 모든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가 타협의 예술이라는 격언은 이제 고전 유물 전시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 되었다.
1. 여당의 경직성과 야당의 투쟁성
현재의 여권은 국정 운영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기보다는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소통의 부재는 권위주의라는 비판을 낳고, 이는 곧 지지율 정체와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진다.
반면, 야당은 입법권을 일종의 무기로 활용하며 선명성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대안 제시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에 집중하다 보니, 정책의 완성도보다는 정무적 타격감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2. 팬덤 정치의 그림자
이러한 극단적 대립의 배후에는 '강성 팬덤''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치인들은 합리적인 중도층의 목소리보다 목소리 큰 지지층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타협은 곧 '배신'으로 낙인찍히고, 강경 발언은 '소신'으로 칭송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3. 정치가 외면한 민생의 현장
여야가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는 사이, 국민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 민생 입법의 표류: 고물가, 고금리 대책은 정쟁에 밀려 법안 통과가 지연되기 일쑤다.
• 미래 전략의 부재: 저출생, 연금 개혁, AI 시대의 산업 구조 개편 등 국가적 명운이 걸린 과제들이 정쟁의 볼모가 되어 있다.
결론 : ‘적대적 공생’을 끝내야 할 때
지금의 정치는 서로를 공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적대적 공생 관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정치는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경기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엔진이어야 한다.
이제는 여야 모두 '정치적 승리'가 아닌 '정책적 합의'를 성공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상대를 궤멸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인정의 정치'가 복원되지 않는 한, 우리 정치는 국민의 냉소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힐 것이다.
"정치가 희망이 되지 못한다면, 최소한 재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정치권이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경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