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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세계 문자 연구·전시의 중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문 열다

6. 29. 총면적 15,650㎡ 규모로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개관

 

전국통합뉴스 진홍식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 문자 연구와 전시의 중심이 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관장 김주원)을 6월 29일,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개관했다.


국비 61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총면적 15,650㎡ 규모로 ▴ 지하 1층에 상설전시실, ▴ 지상 1층에 기획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 편의시설, ▴ 지상 2층에 카페테리아를 마련했다. ‘페이지스(Pages)’라는 이름의 건축물은 흰색 두루마리를 펼쳐놓은 듯한 외관으로 박물관이 위치한 공원과 주변 경관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송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보균 장관은 “문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문자를 통해 역사가 발전하고 인류가 소통해왔다. 창제 원리가 분명한 고유의 체계를 갖춘 유일한 문자인 한글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세계문자박물관’이 건립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박물관이 K-컬처 매력의 원천인 한글과 세계의 문자를 잇는 역사·문명의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만나는 쐐기문자 점토판, 카노푸스 단지,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인류 공통의 유산인 전 세계 문자를 주제로 한 자료들을 수집해 「원형 배 점토판(쐐기문자 점토판)」, 「카노푸스 단지」,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등 중요 자료들을 확보했다.


「원형 배 점토판(쐐기문자 점토판)」은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600년 사이에 점토판 앞뒷면에 쐐기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한 문서이다.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이야기 중 하나로 그 내용이 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유사해 성서고고학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록물로 여긴다.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새겨진 단지도 눈길을 끈다. 「카노푸스 단지」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제작하면서 시신에서 꺼낸 장기를 보관하는 용기이다. 몸체에는 상형문자로 죽은 사람에 관한 내용을 새겼고 뚜껑은 수호신을 형상화한 동물(개코원숭이)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는 유럽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래된 서적으로서 인쇄술로 인해 문자가 일반인에게 확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종교와 지식 정보가 대중화하는 길이 열렸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아시아권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은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제외하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유일하다.


세계 문자와 인류 문명의 장대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을 주제로 문자문화를 비교문화의 시각에서 조망한 상설 전시를 운영한다. 인류 최초의 문자 쐐기문자부터 세계 대부분 문자에 영향을 준 이집트문자, 현재까지 사용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인 한자, 가장 잘 만들어진 문자로 알려진 한글에 이르기까지 문자 55종의 다양한 유물과 디지털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9개 언어로 전시를 설명하고 복제 전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하는 한편, 문자를 재해석한 미술작품을 배치해 박물관 관람의 문턱을 낮췄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기록인 「파피루스 에버스」(라이프치히대학도서관 소장), 현전하는 고대 법률 문서 중 가장 방대한 내용을 담은 「함무라비 법전」(루브르박물관 소장), 인류 최초의 알파벳이 기록된 「세라비트 엘카딤 스핑크스」(영국박물관 소장) 등도 정교하게 복제해 전시한다.


개관기념으로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이라는 주제의 특별전시를 11월 19일까지 운영한다. 긴 글을 기피하고 그림·영상 등 비문자적 소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진 현상을 돌아보고 문자의 고유한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함으로써 문자와 비문자가 가진 소통의 역할을 통찰한다.


어린이 전용 체험 공간을 비롯해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생각을 표현하며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험 카드, 암각화 인터랙티브 영상, 픽토그램 포토존, 이모티콘 퀴즈 등 다채로운 공간도 마련했다. 첫 번째 어린이 전시 ‘깨비와 함께 떠나는 문자여행’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체험과 누리과정을 연계한 콘텐츠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문자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K-컬처 매력의 원천인 한글과 세계 문자와의 교류와 연대추진


9개 언어 방명록 기록, 타임캡슐 우편함, 수중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 개최


6월 30일에는 ‘박물관, 문자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개관기념 학술대회를 열어 K-컬처 매력의 원천인 한글과 세계 문자와의 교류와 연대를 추진한다. 김주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이 ‘세계 문자 속의 한글’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독일 구텐베르크박물관 울프 죌터 관장, 일본 고대오리엔트박물관 츠키모토 아키오 관장, 영국 박물관 어빙 핀켈 학예사, 인하대학교 백승국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이용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이번 행사는 동시통역으로 진행하며, 세계 문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개관을 기념한 문화행사도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센트럴파크 일대에서 풍성하게 열린다. 박물관 외부에는 외벽 ‘페이지스’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시와 문자와 책을 형상화한 포토존을 운영하고 1층 로비에서는 9개 언어로 기록해 보는 대형 방명록과 타임캡슐 우편함, 수화 스티커를 이용한 부채 만들기 등 세계 문자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개관 첫 주말인 7월 1일 오후 7시, 센트럴파크 잔디광장에서는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 문자 여행’을 주제로 조윤성 피아니스트 등 7인의 월드뮤직 공연이 펼쳐지고, 7월 2일(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박물관 로비에서는 대형 수조를 활용한 수중 공연을 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개관식이후 6월 30일부터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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