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카니발과 사순절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얼마 전 신문에서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열리는 카니발 축제의 개막식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니스의 카니발은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만에 개최되는 니스의 카니발에는 비록 예년보다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참가했다지만, 신문에는 페레이드 차량의 행렬과 그 옆으로 밀집한 수많은 군중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에게 카니발은 그저 화려한 축제의 모습으로만 연상됩니다. 하지만 카니발은 기독교의 사순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으심을 생각하며 금식과 절제를 통해 참회를 하는 40일 동안의 기간을 말합니다.

 

이 기간에 신자들은 육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육고기를 거의 주식으로 삼는 서양인들에게 사순절 기간의 육고기 금식은 고통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충분히 육고기를 먹으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축제를 벌였던 것입니다.

 

카니발(carnival)의 어원을 통해서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니발은 라틴어 카르네 발레(carne vale)에서 유래했습니다. 카르네 발레는 ‘살, 육고기’를 뜻하는 카르네(carne)와 ‘(작별인사)안녕’을 뜻하는 발레(vale)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래서 카르네 발레, 즉 카니발은 ‘육고기여, 안녕!’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카니발에는 사순절을 준비하는 마음은 없고 축제만 남았습니다.

 

카니발 축제가 끝나고나면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 시작됩니다. 2022년은 3월 2일이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이 날에 기독교인들은 재(ash)로 이마에 십자가를 긋고 참회의 기도와 함께 예배를 합니다. 

 

재는 성경에서 고통과 슬픔, 회개와 통회를 상징합니다. 욥은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했습니다(욥 42:6). 다니엘은 포로지 바벨론에서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기도했습니다.

 

페르시아의 하만에 의한 유대인 민족 말살 계획을 안 모르드개와 유대인들도 재를 뒤집어쓰고 통곡했습니다(에 4:1, 3). 사순절은 그런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참회하는 기간입니다. 

 

사람들은 매일 육체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카니발 축제에 머무르고 싶어 합니다. 변화산의 황홀함에 빠져 그곳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베드로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선 믿음의 사람들은 욥처럼 “내가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라며 자신의 머리 위에 재를 뿌립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