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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목사가 목회를 하는 이유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며칠 전 모 방송국의 TV프로그램에 가수 김도향 씨가 출연했습니다. 그 분은 우리에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노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는 맛○산, 삼○호빵 등 3천개 이상의 CM송을 만든 CM송의 대가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습니다. 가수를 그만 둘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제주도에 있는 어느 요양원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어느 치매 걸린 할머니가 그를 향해 손가락을 펴더니 “김도향이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치매 할머니의 느닷없는 행동과 거기에 웃음으로 반응한 사람들의 모습에 김도향은 당황했습니다. ‘내가 노래를 못 부르나? 왜 그러지?’라는 생각에 노래를 마친 그는 요양원 관계자에게 조심스럽게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그 치매 걸린 할머니는 지난 10년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도향 씨의 노래를 듣더니 “김도향이다!”라며 긴 침묵을 깼고,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웃었던 것입니다. 그 때 김도향 씨는 깨달았다고 합니다.

 

자신이 왜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를. 그는 그 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김도향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목회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목사는 종종 설교를 통해 성도들을 책망하거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물론 그 또한 목사의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성도로 하여금 거룩한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매주일 반복된다면 성도들은 숨을 쉬기 어려워 할 것입니다. 도리어 목사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 주어야 합니다. 가수가 부르는 노래 한 곳도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목사의 설교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은 닉이라는 사람입니다. 닉은 하루 열두 시간 넘는 근무 시간으로 가족들의 원성을 받고, 자신의 꿈과 삶의 목적마저 잊은 채 살아가는 평범한 샐러리맨입니다.

 

어느 날 그는,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약속장소인 레스토랑에 찾아갑니다. 닉은 그곳에서 자신을 예수라고 소개하는 양복을 입은 낯선 남자를 만나 저녁식사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어쩌면 목사는 예수와 이 땅의 수많은 닉의 저녁식사를 시중드는 웨이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음식을 만들고 목사는 그 음식을 식탁에 가져갑니다. 모두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교회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서 수많은 닉 중의 한 사람이라도 예수와 함께 하는 식탁에서 위로를 얻고 살 소망을 얻게 된다면 그 또한 보람되고 아름다운 섬김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목사가 목회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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