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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신앙인은 고객이 아닙니다.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가끔 교인들과 함께 방문하는 중국집이 있습니다. 교회로부터 도보로 갈 만한 식당이 딱히 없기도 하지만, 그 집 자장면이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장면 맛이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홀 서비스를 하는 분에게 사장님이 바뀌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후 우리는 그 중국집에 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 문제의 중국집 앞을 지나가는데 화환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주인이 다시 바뀐 것입니다. 며칠 후 교인들과 함께 그 중국집을 방문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사는 맛이었습니다. 자장면을 한 입씩 문 교인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맛이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그 중국집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이 하신 말씀의 요지는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고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근처에 더 맛이 있는 집이나 가격이 싼 집이 생기면 가차 없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 고객이라는 것입니다. 나 역시 그런 고객이었으니 그 분의 글이 현실감있게 읽혀졌습니다.

 

B.C. 2세기에 예루살렘으로부터 셀류시드 왕국(알렉산더가 죽은 후 분열된 헬라제국의 한 갈래 중 시리아 지역에 위치한 왕국)의 군대를 몰아낸 마카비우스가 예루살렘에 입성했습니다. 사람들은 손에 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했습니다(마카베오상 13:51). 그들에게는 마카비우스가 안티오쿠스 4세로부터 자신들을 구원해 준 메시아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 후 200년이 흐른 뒤에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했습니다. 사람들은 20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쉬아나(이제 구원하소서)”를 외치며 예수님을 환영했습니다. 얼마 전에 죽은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살리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요 12:18).

 

그런 능력을 가지신 분이라면 틀림없이 유대를 로마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의 함성은 “죽이시오 죽이시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시오”(요 19:15)라는 말로 바뀝니다. 그들이 생각했던 모델의 메시아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도 가려느냐?(요 6:67)” 하나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예수님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거룩한 믿음을 지킨 사람만이 마지막 날에 인침을 받아 손에 종려가지를 들고 주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계 7:9). 진정한 신앙인은 입맛 따라 변하는 고객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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