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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보배를 담은 질그릇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가 오래 전에 설치해 놓은 중고 직거래 마켓인 당○마켓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마켓에 올라온 중고물건들을 생각 없이 검색해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빈 술병 하나가 무려 18만원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내용물이 들어있는 것도 아닌 그저 빈 술병일 뿐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 병과 관련된 술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무려 500만원에 팔리는 술이었습니다. 술값이 비싸니 공병(空甁)조차도 비싼 모양입니다. 

 

바울에 의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보배를 담은 질그릇(고후 4:6-7)’입니다. 개신교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사로 평가받고 있는 존 파이퍼는 하나님의 영광을 “하나님의 본질적인 가치와 아름다움과 위대하심과 수많은 온전하심이 외적으로 비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하나님의 속성이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영광’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영광이 인간에게서 나타나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히브리어로 ‘쉐키나(Shekinah)’라고 부르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본래 쉐키나는 ‘거주(dwelling)’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과 함께 거하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거주하시는 마음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본래 껍데기는 내용물이 있을 때만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용물이지 껍데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건을 사면 내용물은 꺼내고 그것을 포장한 껍데기는 미련 없이 버리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을 담은 질그릇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영광을 담지 못한 인간은 한낱 질그릇에 불과할 뿐임을 말해줍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영광을 담았기에 질그릇조차도 귀하게 여김을 받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바울은 이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것을 깨닫기 전에는 자신 속에 세속적 자랑을 담는 것에 집중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이 헛된 일임을 깨달은 바울은 지금까지 자신 속에 담았던 것들을 ‘배설물(빌 3:8)’로 여겨 버리고 그 안에 ‘그리스도’로 채웠습니다.

 

이처럼 자신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바벨론은 금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뭇 민족을 취하게 만들어 미치게 하는 포도주(렘 51:7)”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금잔을 파멸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은 겉을 보시는 분이 아니라 속을 보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는 비싼 술을 담았던 공병조차도 비싸게 팔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허세부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장식품일 뿐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한 것을 담지 못한 인간, 특히 하나님의 영광을 담지 못한 인간은 그저 질그릇일 뿐입니다. 

 

솔리 데오 글로리아!(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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