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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종은 말보다 행동입니다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드디어 지방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이 되었든 시원한 마음이 듭니다. 선거운동기간에 폭탄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여론조사기관의 전화, 각 후보 선거캠프에서 보내는 문자 메시지와 전화 홍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교단의 감독 선거와 맞물며 가끔은 휴대폰을 꺼놓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성경에서도 선거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투표방식이 아닌 제비뽑기입니다. 사람의 선택이 아닌 하나님의 선택에 맡긴 방식(행 1:24)입니다. 이 방식은 가룟 유다를 대신하여 맛디아를 선택할 때에 마지막으로 등장합니다. 그 다음의 선거는 소외된 헬라파 그리스도인들을 돕기 위해 7명의 일꾼을 뽑을 때 등장합니다(행 6:1-6).

 

이 때의 선거 방식은 성경에 언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제비뽑기는 아닌 듯합니다. 이 때 뽑힌 7명의 일꾼을 우리는 흔히 일곱 집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들을 ‘집사’라고 호칭하지 않았습니다. 한글개정판에서 이들에 대하여 ‘집사’(행 21:8)라고 호칭한 것은 사실 원문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초대교회에서는 교회의 지도자나 사역자들을 대개 ‘일꾼’으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초의 교회 선거가 소외된 성도를 섬기기 위해 실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일꾼’ 또는 ‘집사’라고 번역된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라는 단어도 사실 식사 시간에 시중을 드는 사람을 일컫던 용어입니다. 한 마디로 ‘종’입니다. 목사 역시 종이며, 감독(주교)도 종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마찬가지로 보스가 아니라 종들입니다. 

 

종은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종은 말보다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레슬리 플린, <예수 닮기>). 예수님도 스스로 종이 되어 일하셨습니다. 그 분은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도 하셨고, 제자들이 서로 자기가 크다고 다툴 때에도 “나는 섬기는 자(διάκονος)로 너희 중에 있다”(눅 22:27)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셨듯이, 우리 또한 그 분의 종으로서 묵묵히 일하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선거철마다 수많은 후보들의 ‘말’을 듣습니다. 이른바 ‘공약(公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또한 공약(空約)이 될 것을 잘 압니다. 그동안 그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될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화려한 그 말들에 열광합니다. 이것은 교회의 선거든 세속의 선거든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후보자든 유권자든 모두가 명심해야 합니다. 선거는 보스를 뽑는 것이 아니라 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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