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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롤 모델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통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김요셉 목사는 극동방송 이사장이신 김장환 목사님의 장남입니다. 그가 어렸을 때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목사가 되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교회에 갈 때마다 사람들은 “요셉아, 아버지처럼 훌륭한 목사가 되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야 했던 이 말 때문에 그는 너무 괴로웠습니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 김장환 목사님만큼 훌륭한 목사가 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예 목사가 되는 것을 시도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에 김장환 목사님이 그를 만나러 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서먹서먹하게 하룻밤을 같이 보내야 했습니다. 그가 밤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일어나 보니, 화장실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화장실 안에 계신가 보다 생각하고, 밖에서 한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슬며시 밀어 보았습니다. 변기 뚜껑에 두툼한 타월 2개가 덮여 있고, 그 위에 성경책이 올려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변기 앞에 무릎을 꿇고 계셨습니다. 그때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 요셉이. 주님이 지켜 주시고 …. ”

 

김장환 목사님은 시차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잠을 뒤척이다가, 아들의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화장실로 숨어드셨던 것입니다. 얼마동안인지는 모르지만 화장실에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김요셉은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아버지처럼 훌륭한 목사는 될 수 없지만, 저렇게 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도 끔찍하게 여겨졌던 목회자의 길이 너무 매력적인 삶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롤 모델(Role Model)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임무 따위에서 본받을 만하거나 모범이 되는 대상”입니다. 즉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의 지표로 삼고 싶은 사람을 일컫습니다.

 

최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어느 교회에서 중고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4분의 3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부모’라고 대답했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대상관계이론’(對象關係理論)이라고 부릅니다. 어린 자녀들에게 가장 가까운 대상은 부모입니다. 따라서 성격이나 삶의 지향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대상이 부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입니다. 

 

꼭 부모가 아니어도, 사는 동안 자신의 롤 모델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살다가 어느 길로 향해야할지 모를 때에 자신의 롤 모델을 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롤 모델이 선택한 길, 그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도 저렇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하게 하는 사람, 그런 롤 모델이 이 땅에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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