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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 축구와 친해지다...‘렛츠플레이 페스티벌’

 

전국통합뉴스 박덕선 기자 | 파주NFC가 축구를 즐기는 여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뒤덮였다.


2022 렛츠플레이(Let’s Play) 축구 페스티벌이 22일 오후 파주NFC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K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여자축구 저변확대와 여자 아마추어 축구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FIFA 여자축구 캠페인(FIFA Women’s Football Campaign)’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FIFA 여자축구 캠페인’은 FIFA가 전 세계 여자축구의 고른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FIFA 여자축구 발전 프로그램(FIFA Women’s Development Programme)‘의 8개 항목 중 하나다. FIFA는 여자축구 전략, 리그 발전, 지도자 교육 등 총 8개의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두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FIFA 여자축구 캠페인‘은 여자 어린이들이 조금 더 축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축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렛츠플레이 축구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FIFA의 지원으로 진행하는 렛츠플레이 축구 페스티벌에 대해 KFA 관계자는 “FIFA의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의지와 KFA의 의지가 맞아떨어져서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렛츠플레이 축구 페스티벌에는 사전 참가 신청을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여학생 약 50명이 참가했다. 축구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던 여학생들, 축구를 배우고 있지만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여학생들이 대상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KFA 전임지도자와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선수도 나섰다. 황인선 여자 U-20 대표팀 감독과 대표팀 골키퍼 윤영글을 비롯해 이창현 남자 U-20 대표팀 코치, 박윤정 전임지도자, 조용형 전임지도자가 참가했다.


페스티벌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학년별로 조를 나눠 각각 담당 지도자와 함께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해보는 시간이 펼쳐졌다. 훈련 프로그램은 크게 4단계였다. 1단계는 공과 친숙해지는 훈련이 주가 됐다면 2단계는 축구와 친밀해지는 훈련, 3단계는 축구 퀴즈, 4단계는 미니게임이었다.


공 친숙도 훈련은 정해진 구역을 마음껏 뛰어다니다가 지도자의 신호와 동시에 공 위에 재빨리 앉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굴러오는 공을 손으로 잡거나 서로 꼬리를 잡는 훈련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던 여자 어린이들도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공을 가지고 이리저리 뛰면서 축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얼굴에 미소를 띄기 시작한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훈련에 임했다.


아이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이자 지도자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6학년을 지도했던 황인선 감독은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즐겼다. 황 감독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한다”면서 “클럽에서 많이 뛰고 남자 아이들과 한 팀에서 뛰는 경우가 있다 보니 다들 기본 기술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휴식 시간마저도 그냥 보내지 않았다. 황인선 감독, 윤영글 등에게 달려가 유니폼에 사인을 받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년간 클럽에서 축구를 배운 달북초 5학년 장수정도 입고 있는 유니폼에 황인선 감독, 윤영글 등의 사인을 받았다. 장수정은 “원래부터 축구를 좋아했다”면서 “여자 아이들과 이렇게 같이 축구를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FC)을 좋아한다는 5학년 최한별(오리초)도 누구보다 신나게 페스티벌을 즐겼다. 최한별은 “공을 가지고 뛰어보니 정말 재미있다”면서 “골을 넣거나 패스를 잘하는 기술을 배워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이고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렛츠플레이 축구 페스티벌이 펼쳐진 이유이기도 하다.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흥행으로 성인 여자 동호인 축구의 붐이 일어났지만 아직 여자 유소년 축구의 환경은 많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갈수록 여자 유소년 팀이 해체되고 선수도 줄어드는 것이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이다. 결국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축구를 즐기는 인구를 되도록 많이 양성해야 개선될 수 있다. 축구를 즐기고 친숙하게 여기는 문화가 여자 유소년들 사이에 퍼져야 거기에서 가능성과 실력을 지닌 유망주도 나올 수 있다.


렛츠플레이 축구 페스티벌은 변화와 발전을 위한 시작인 셈이다. 황인선 감독은 “여자 아이들에게는 축구가 힘든 운동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이런 페스티벌을 통해 그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면서 “반드시 축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아도 축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페스티벌은 이러한 인식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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