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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기성 칼럼] 교회의 본질은 섞이는 것입니다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전국연합뉴스 박기성 칼럼리스트 | 며칠 째 우리집 밥상에는 잡채가 올려 있습니다. 남 권사님과 김 권사님이 주일 아침 일찍부터 수고하여 여선교회 이름으로 각 가정에 나누어 주신 음식입니다. 덕분에 우리도 맛있는 잡채를 받아먹게 된 것입니다.

 

잡채(雜菜)는 그 이름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다양한 채소를 섞어 만든 음식입니다. 각각의 채소들이 당면과 섞이어 독특하고도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된 것입니다. 이런 음식은 잡채 말고도 비빔밥이 있습니다.

 

내 고향 익산시 황등에도 전주비빔밥 못지않게 유명한 비빔밥이 있습니다. 그곳은 그냥 비빔밥이 아니고 육회비빔밥입니다. 그리고 밥을 미리 비벼서 손님상에 나오기 때문에 ‘비빈밥’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러한 섞임 음식들은 맛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음식문화를 대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섞이는 것에 대하여 강하게 거부합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가축을 교배시켜서도 안 되고,  두 종자를 섞어 뿌려서도 안 되며,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입어서도 안 됩니다(레 19:19). 유대인들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개 취급하며 상종조차 하지 않았던(요 4:9) 까닭도 그들이 앗시리아의 식민지배 시기에 피가 섞였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바울은 섞여야 할 곳이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바로 교회입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로 나뉘어 다투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고전 1:13)며 호되게 책망했습니다.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분쟁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 권면했습니다. 

 

또한 고린도교회는 각자 받은 은사로 인하여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신령한 은사(charisma)가 인간의 교만으로 인하여 도리어 교회 분열의 원인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고”(고전 12:4-5),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고전 12:13)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즉, 교회는 서로 다른 각자가 한 성령으로 말미암아 섞이어 한 몸이 되는 공동체임을 깨닫게 해 준 것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돌보며’(고전 12:25),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는”(고전 12:26) 그리스도의 몸이 되라고 권면한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의 본질은 섞임에 있습니다. 각기 다른 다양한 재료가 섞이어 독특하고도 맛있는 잡채가 되고 비빔밥으로 재탄생 되듯이, 교회도 서로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성령으로 섞이고 하나 되어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져 가는 것(엡 4:1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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