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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꿀단지 된 문화제조창, 재미도 의미도 다 잡았다!

시인 도종환, 문학이 주는 감동 선사

 

전국통합뉴스 최상호 기자 | 꿀단지가 된 문화제조창의 허니데이는 재미도, 의미도 다 잡은 하루였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기획한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가 20일 오후2시 문을 연 첫 ‘허니데이’부터 시민들의 마음을 달달하게 사로잡았다.


전시와 공연, 체험과 춤, 나눔과 문학이 주는 감동까지, 문화로 들썩인 문화제조창 안팎은 5시간 동안 700여 명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봄기운이 완연해진 광장은 K-POP 댄스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특히, 이범석 청주시장과 충북청주FC, 그리고 공예작가 등 10인이 나눔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애장품과 작품을 착한 시작가에 내놓은 ‘달달한 옥션’은 참여 시민들의 기분 좋은 호가 경합으로 11점의 기부물품이 모두 낙찰되며 총 25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가장 뜨거운 경합을 기록한 건 충북청주FC의 기부물품이었다.


구단 창단 첫 골을 기록한 파울리뉴 선수의 실착 유니폼과 사인볼 등 구단 역사관에 소장될 만한 물품 3종 세트로, 축구팬들까지 몰려 순식간에 가격이 치솟았다.


여기에 다음 경매로 이범석 청주시장의 청주 홈 개막전 시축화까지 등장해 열띤 기부 경쟁을 이어갔다. 두 기부물품의 낙찰가격만 90만원이다.


낙찰자들은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기부물품을 소장하게 된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나눔을 위해 쓰인다는 것이 더 보람있다”며 다음 ‘허니데이’에도 ‘달달한 옥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경매 수익금 전액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됐다.


국회의원이 아닌 시인으로 허니데이를 찾은 도종환 시인은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를 주제로 ‘달달한 인문학’의 문을 열었다.


재능기부로 진행한 이날 강연에서 “문학은 영혼에 물을 주는 일이고, 꽃과 나무가 하는 말을 베껴 적는 것”이라 말한 그는 시민들과 함께 자신의 작품은 물론 여러 시인들의 시를 함께 낭송하고 곱씹으며 문학이 주는 위로와 감동을 나눴다.


시민들은 “오랜만에 시, 그리고 문학과의 만남으로 겨우내 바스락거리고 말랐던 감성이 촉촉해졌다”며 “문화로 재미와 감성, 감동과 나눔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 덕분에 매월 20일마다 돌아오는 허니데이가 기다려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현장을 찾은 어느 7~80대 어르신의 손에는 사과즙 두 박스가 들려있었다.


연초제조창 시절부터 안덕벌 일대에서 살아왔다는 어르신은 “이번 행사 덕분에 오랜만에 제조창 내부로 들어와봤다”며 “다시 이렇게 활기차고 기분 좋은 모습 보게 해줘 너무 고맙고 반가워서 사과즙을 갖고 다시 왔다”며 주최측에 전달했다.


한사코 성함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르신의 사과즙과 마음 덕분에 행사장이 한층 달달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하루를 기분 좋게 들썩이게 만든 이 프로젝트는 문화제조창이 연초제조창이었던 시절, 3천여 명 근로자들의 월급날마다 청주 경기 전체가 활기를 얻었던 것에서 착안해 청주문화재단과 청주시청 임시청사 등 현 문화제조창 근무자들의 월급날인 매월 20일을 ‘허니데이’로 지정하고 시민 모두가 꿀잼 가득한 문화장날을 만끽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었던 일상의 활기를 완전히 회복하고자 기획했다.


4월부터는 매월 20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허니데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야간 전시 관람은 물론 신혼여행처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이머시브 투어 ‘허니문(허니+문화제조창)’, 삶에 달콤함을 더하는 강연 한 스푼 ‘달달한 인문학’, 시민부터 유명인사까지 애장품 경매로 나눔을 실천하는 ‘달달한 옥션’, 전 세계 35만 구독자를 가진 딩가딩가스튜디오와 협업한 ‘허니 투 댄스’, 로컬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전시‧체험 ‘이달의 로크존’, 공예에서 예술교육까지 원데이 클래스로 만나는 ‘별걸 다 해본 데이DAY’와 ‘달달한 마켓’ 등 풍성한 즐거움이 문화제조창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만들 예정이다.


청주문화재단 이사장 이범석 청주시장은 “온 청주를 장날처럼 들썩이게 만들었던 연초제조창의 월급날은 시민 모두의 월급날이었다”며 “이제 매월 20일, 문화제조창을 무대로 그 힘났던 시간을 또 두둑했던 월급봉투의 기분을 문화로 누려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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